학원 안 가고 혼자 힘으로 성과 내려면? 자기주도학습 멘토는 엄마·아빠다
부모의 합의가 먼저다
아이의 학원공부를 곁에서 지켜본 엄마들은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보다 못해 자기주도학습을 택한다. 이때 중요한 건 아이와의 합의만이 아니다. 엄마, 아빠의 합의도 필수다.
학습법전문가 이지은씨는 “엄마는 학원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 자녀에게 맞는 속도로 공부를 시켜야겠다고 판단하지만 상대적으로 이 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아빠는 ‘왜 아이를 그냥 방치하냐’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돈도 벌어다 주는데 왜 좋은 학원 안 보내냐고 뭐라 하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자신이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고, 현재 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아이가 공부 못하는 것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아빠들도 계십니다.”
부모 사이의 의견충돌은 아이한테 고스란히 짐이 된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때 사춘기를 맞는 아이들은 이런 일로 공부 의욕을 잃거나 비뚤어지기도 한다.
사교육 없이 아이 혼자 공부하는 길을 택할 때 부모들은 교육철학을 공유하고, 자기주도학습이 어떤 것인지 미리 공부해둬야 한다. 또 많은 부모들이 당장 정기고사 성적으로 성과를 판단하지만 혼자 공부한 성과는 시간이 꽤 지난 뒤에 나타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을 돕는 환경부터 구축하라
수기 공모에서 장려상을 받은 김낙영씨는 거실 한가운데를 아이들의 공부 공간으로 내줬다. 방구석에서 벽을 보며 공부하는 것보다는 탁 트인 거실에서 공부를 하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실에 컴퓨터 두 대를 나란히 연결해놓고 중간에 넓은 탁자를 설치했다. 거실에는 32인치 텔레비전이 있지만 전원은 들어오지 않는다. 아이들과는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볼 때만 텔레비전을 트는 걸로 합의를 했다.
이렇게 공부를 할 만한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아이가 혼자 공부에 열중할 시간에는 되도록 가족들도 자기주도학습 모드로 전환하는 게 좋다. 최소한 “나만 공부하고, 식구들은 모두 논다”는 생각이 안 들게 해야 한다. 온 가족이 교과서를 펼쳐놓고 공부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자제하라는 이야기다. 아이가 공부할 시간만큼은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신문이나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 학습공간을 마련해줘라
누구나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집에 돌아와 회사에서 행동하듯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방과후 4시 이후. 집에 돌아와 간식을 먹고 잠을 자기 딱 좋은 시간이다. 집은 혼자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먹을 것도 있고, 컴퓨터도 있다. 어른도 자기통제력을 잃는 판에 아이는 더 통제력을 잃기 쉽다.
혼자 공부하는 아이들한테는 집이 아닌 곳에 자기만의 공부 공간을 마련해주면 좋다. 방과후 1시간 정도는 학교자습실이나 공공도서관에 들러 혼자 하는 공부를 마무리 짓고 집으로 오는 것이다. 이 공간에서는 주로 그날 했던 공부를 복습하거나 과제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주중공부와 주말공부를 분리해줘라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아이한테는 공부 시간과 노는 시간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부를 할 때 하고, 안 할 때는 원 없이 자유롭게 놀게 해야 한다.
수기 공모에서 아들 백윤기(안양 신기초 5년)군의 공부 이야기로 최우수상을 받은 이미란씨의 사례를 보자. 이씨는 어릴 때부터 아들이 주어진 공부를 다 끝내면 나머지는 자유시간으로 놀 수 있게 했다. 지금도 백군의 시간표는 주중에는 공부에 우선순위를 두고, 주말에는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내용으로 짜여 있다.
이씨는 “그 덕에 아이가 지금까지 자기가 해야 할 공부 분량을 변함없이 채우는 것 같다”고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누구나 똑같이 일하고 공부한다고 설명해줬거든요. 아빠, 엄마 다 마찬가지니까 너도 힘들다는 소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과정 위주로 용기를 북돋워줘라
혼자 공부하는 아이한테 부모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일종의 공부멘토다. 멘토한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무조건 꾸지람보다는 적절한 선에서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게 좋다. 혼자 공부하는 아이는 외롭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미란씨는 “예전에는 나도 강압적인 엄마였는데 이제는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부모가 됐다”며 “용기와 격려야말로 즐겁게 공부하는 아이를 만드는 힘이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아이가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다 아니까 ‘엄마가 더 잘 안다. 네가 얼마나 했는지…’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가끔 안색이 안 좋으면 ‘햄버거 먹으러 가자’, ‘배드민턴 치러 나가자’고 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이가 뭘 힘들어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중간 중간 스트레스 풀 만한 시간도 줘야 합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출처: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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