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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적 학습 첫단추 어떻게

방학은 예비 중학생, 초등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기 위해 한창 학원을 오갈 때다. 그러나 남들이 다 한다고 맹목적으로 학원 순례에 동참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학습법을 몸에 익히는 게 더 중요하다. 이른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학원에 보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매사에 관심이 없는 학생 경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생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운 뒤 실천하고 평가하기까지 전반적인 학습 과정을 스스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전형 확대, 특목고 입학사정 도입 등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어떻게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지, 자녀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자기주도적 학습, 왜 필요할까

“초등학교 때와 달리 중학교에 와선 성적이 반에서도 중위권에 머물고 있어요.”

김미령(41`여) 씨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의 성적 때문에 고민이 크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우등생으로 손꼽히던 아들이 중학교에 와선 성적이 뚝 떨어진 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 더구나 아들은 학교와 영어, 수학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 외에는 도통 공부를 하려 들지 않는다. 컴퓨터를 켤 때만 눈이 반짝일 뿐이다.

“컴퓨터 게임만 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하면 짜증을 내죠. 숙제를 다 했으니 좀 내버려두래요. 교과서 말고도 책을 좀 읽으라고 권하면 재미가 없다며 잠깐 읽는 시늉만 하다 그만둡니다. 답답하네요.”

중학교 2학년인 딸,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을 키우는 김은숙(45`여) 씨도 자녀 성적 걱정에 주름만 는다. 형편이 넉넉지 않음에도 매달 80여만원을 들여 학원을 여러 개 보내는데 아이들의 성적은 중위권을 맴돌 뿐이다.

“딸아이는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보내는데도 성적이 늘 제자리예요. 매사에 흥미도 없고요. 늘 피곤하다는 말뿐입니다. 아들은 시험을 앞두고 늘 벼락치기죠. 미리미리 챙기라고 아무리 일러도 듣질 않아요.”

전문가들은 학원을 많이 다니고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학 입시와 이후 직업 선택까지 염두에 둔다면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길러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욱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왜 사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가’라는 보고서도 사교육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수능성적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5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른 일반계고 3학년생 1천363명의 수능점수(표준점수 백분위)와 사교육 시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사교육을 받지 않고 주당 3~5시간 혼자 공부한 고등학교 3학년들의 수능점수는 언어영역 5.69점, 수리영역 9.17점, 외국어영역 6.85점씩 높아졌다. 반면 주당 1시간 사교육을 더 받을수록 언어영역 0.52점, 수리영역 1.54점, 외국어영역 0.35점씩 오르는 데 그쳤다. 즉 3~5시간 사교육을 받을 경우 각 과목당 평균은 2.08점, 6.16점, 1.4점씩 상승할 뿐이었다. <그래프 참조>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전병석 장학사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성적이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장학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갖는 데 주안점을 두지 않고 사교육에만 매달릴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를 보이게 된다”며 “학생 스스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는 게 효과적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학습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등생을 만든다”고 했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키우기, 어떻게 할까

월서초등학교 6학년 장가화 양은 4학년 때부터 수첩에다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워 실천해왔다. 다만 실천하기 전 미리 계획을 세우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 매일 밤 수첩에 하루 동안 했던 공부 내용을 적는 식이다. 여기에 내일 할 일을 두 가지 정도 간략하게 메모한다. 이는 어머니인 도림초등학교 우경수 교사로부터 배운 것이다.

우 교사는 시행착오 끝에 생각해낸 방법이라고 했다. 미리 계획을 세워 실천하도록 해보니 계획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경우 아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아 더 이상 학습계획을 세우지 않으려 했기 때문. “자기주도적 학습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요. 처음 시도하다 ‘어차피 해내지 못할 텐데’라는 실패감을 맛보면 다시 도전하기 힘들어지거든요. 이제 가화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시험치기 10일 전부터는 알아서 시험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동기 부여가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느끼도록 해야 자연스레 공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학생과 부모가 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먼저다. 자신의 어떤 적성을 갖고 있고, 장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된다면 그에 따라 무슨 공부를, 얼마나 더 해야 할지 감을 잡아나갈 수 있기 때문. 커리어넷(www.careernet.re.kr) 등 관련 홈페이지를 찾아 적성검사와 함께 각 진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된다. 초등학생 경우 3가지 정도 진로를 정하고 중학교 이후 점차 좁혀나가도록 한다.

진로를 정했다면 다음 순서는 학습 계획을 짜는 일. 일단 가장 공부가 잘되는 시간대를 파악하고 한 번에 얼마나 오래 공부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후 과목의 중요성에 따라 공부할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습, 복습 시간을 확보해 시간을 배분하는 게 요령이다. 다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한 과목 공부를 2, 3시간씩 하는 것은 무리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목당 40분이 넘지 않도록 한다.

용계초등학교 박소영 교사는 빨리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준답시고 부모가 자녀를 채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사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공부하는 양보다 몇 시간이나 꾸준히 공부하는지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공부는 어차피 마라톤이다. 가급적 주말에는 취미 생활 등 잠시 여유를 즐길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경북대사대부설중학교 김은주 교사는 “새 학기 전까지는 선행학습에 매달리는 것보다 가장 약한 과목을 기초부터 재점검하도록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게 더 낫다”며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고전 중에서 삼국지처럼 평소 엄두가 안 났던 대작을 독파할 수 있게 계획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출처:http://www.imaeil.com

update | 201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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